호상 (好喪)

아직 엄마네 집에서 피난중인 우리 가족..
이번주나 지나야 좀 정리가 될듯 싶었는데..

이른 아침 한통의 전화....
친할아버지의 사망소식 이었다......

기력이 쇠약해져 병원에 입원하신지 두달만에 돌아가신 셈이다..
친할아버지의 연세.. 94살...
주위에선 사실만큼 사셨고..
자식들 고생 안시키고 돌아가셨다며 모두 호상이라 한다..

나에겐 외할머니 한분과 친할아버지,친할머니가 아직 생존에 계셨다.
내 또래를 보면 대부분 할아버지,할머니가 돌아가셔 없는 친구들이 많았는데..
난 아직까지 조부.조모의 죽음을 몸소 느끼지 못한 셈이다.

사실..난..
외할머니가 키워 주셔서 그런지.. 외할머니에 대한 애정은 각별하였지만..
친할아버지에 대한 정은 거의 없이 자랐다.

할아버지댁 놀러가도 그 어린시절..
과자 한번 사주신 역사가 없었고...
따뜻하게 안아준 기억이 없을 정도였으니
정이란게 어디있겠나...

그래서 그런지.. 할아버지의 사망 소식을 접하고도
눈물 한방울 안나고.. 그냥 아무 생각 안드는게 사실이다..
독한년~~

무엇보다 울 엄마가 며느리 바라보는 나이가 되도록
혹한 시집살이를 했기에..
이제 그나마 좀 편해지실 수 있겠단 생각에
나두 할아버지의 죽음을 반기는지도 모른다.

울 어무이~
"이제 돌아가실때도 되셨지.. 따뜻한 봄에 힘들지 않게 가셔서 너무 다행이시다.."
그래요..엄마... 그동안 너무 고생 많았어...

할아버지에 대한 애틋한 기억조차 없는 나에게...
이제 장지로 떠날 마지막 뒷모습을 보면 어쩜 많은 눈물이 쏟아질것도 같다..

하지만 집에서 아직 어린 준호를 보고 있는 지금은
실감도 안나고... 무덤덤하다...

내일은 마지막으로 할아버지의 빈소를 찾아뵐 생각이다..

불과 7개월전 아빠가 갑상선 수술로 병원에 입원해 계실때
쌩쌩한 발걸음으로 입원실까지 오셨던 할아버지가..
지금은 이 세상 사람이 아닌 저 세상 사람이란게...
나이 드신 분은 하루가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말..
실감한다...

할아버지~ 부디 좋은 곳에 가셔서 편히 쉬세요......

by 마눌 | 2006/03/29 00:35 | ★우리집 이야기 | 트랙백 | 덧글(3)

Commented by 불량주부 at 2006/03/30 12:44
좋은곳에서 편히 쉬실꺼에요..
Commented by 마눌 at 2006/04/03 01:08
네~ 이젠 편히 쉬실거 같네요..감사합니다
Commented by 소소♪ at 2006/04/03 09:24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우리 마눌님 어떤 심정으로 글을 쓰셨을지 이해가 가네요..
저도 가깝게 외할머니와 또,아빠가 가시는 마지막 길을 지켜보면서,
참..인생이 덧없고 허망 하다는 것을 실감했거든요..

모두들 편안한 곳에 계실거라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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